▲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 ⓒ노컷뉴스

한나라당의 복지예산 삭감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복지에 재원 다 쓰면 남는 게 없다'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윤증현 장관은 지난 15일 재정부 '트위터'를 통해 장관과의 면담을 신청한 트위터러(트위터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 7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4대강 예산과 관련해 "내년 말에 4대강 공사가 끝나는 데 그 이후에 보면 홍수 방지도 되고 강이 정말 좋아질 것"이라며 "국가 예산도 가정 살림과 똑같아 투자 우선순위를 둬야하는데 4대강 같은데 투자하지 않고 복지같은데 재원을 다 써버리면 남는 게 별로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장관은 "사람들이 복지를 누리면서 기대치가 커지고 있지만 나라 형편이 되는 한도 내에서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찬에 참석한 한 회사원이 "장관은 예산을 짜는데 조정을 어떻게 하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면서 나온 것.

이같은 윤 장관의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선 윤 장관의 즉각 해임과 자진 사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이게 정부-여당의 수준", "4대강사업은 '나라형편 한도 내에서'하고 있는가?", "나라 살림을 맡길 자격이 없는 자"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 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참으로 유감스럽고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며 "대통령이 삽질경제에 올인하더라도 장관은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해 서민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해도 부족한데 대통령이 '북'치자 장관은 '장구'를 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 대변인은 "서민복지예산을 폄하하고 최근 물가관리에도 실패한 윤증현 기재부 장관을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진보신당도 논평을 통해 "MB정부의 장관 중에 제정신 박힌 사람이 없지만 윤증현 장관은 그 가운데에서도 군계일학"이라며 "복지와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초등학생 수준의 인사가 기재부 장관으로 앉아 있으니, 노동자 서민이 왜 이렇게 힘든지 이제 그 이유를 알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기재부는 오찬 당시 있었던 다른 일반인과의 내용 전문을 공개해 "오해를 막기 위해 발언 전문을 올립니다. 문맥을 읽고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다음 아고라에 올린 윤증현 장관의 발언 전문 중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신경섭(건설사 회사원)=나라에서 큰 역할을 하는 인물을 만나고 싶었다. 아내랑 가계부를 쓰고 있다. 장관은 한나라 예산을 짜는데 조정을 어떻게 하나.

윤증현=예산은 몇마디 말로는 설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 나라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우리나라 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이다. 저축된 돈을 산업에 투자해 선순환하면서 이렇게 발전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넘어설거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이 33-34%다. OECD 평균이 80% 수준이다. 예산 편성에서 재정 적자도 작년에 -4.1%였다. 올해는 -2.7% 예상했는데 -2% 정도로 내려올걸로 본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균형 재정을 예상하고 있다. 가정 살림과 똑같이 국가 예산도 투자 우선 순위를 둬야한다. 4대강도 내년말에 공사가 끝난다. 그 이후에 보면 홍수 방지도 되고 강이 정말 좋아질거다. 이런데 투자하지 않고 복지 같은데 재원을 다 써버리면 결국 남는게 별로 없게된다.사람들이 복지를 누리면서 기대치가 커지고 있지만 나라 형편이 되는 한도 내에서 즐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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