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10일 복지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생활 금지하는 활동보조 지침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보건복지부(장관 진수희)는 지난 1월 31일 서비스 신청자격 추가, 장애인등급심사 대상축소 등의 변경 내용이 담긴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 지침을 발표했다.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이 오는 10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로의 전환 및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사업 지침은 복지부가 구상하는 활동지원제도의 본보기로 작용되는 중요한 지침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이번 지침을 통해 학교와 직장내에서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하고 있어, 장애인들이 지침 철회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10일 복지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는 서비스를 중복으로 받는 경우가 아니라도 '학교와 직장이라는 공간에서는 어떤 내용으로도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어이없는 유권해석과 함께 자립생활을 지원한다는 서비스의 목적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지침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현실에서 교과부 서비스는 그 양이 지극히 제한적이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대다수 장애학생이 교육공간에서 신변처리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근로지원인 서비스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학교, 직장에서의 보조서비스는 교과부와 노동부가 관할해야 한다'는 복지부 입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활동보조지원사업 지침 일부 모습. 이번 사업지침에 따라 학교 및 직장에서는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복지부

현재 사업 지침의 '서비스 제외대상'에는 '직업생활, 교육 및 학교활동에 필요한 지원은 근로지원인(고용노동부), 특수교육보조원(교육과학기술부) 서비스를 이용해야 함.(사업주, 학교장, 이용자, 보호자 등은 서비스 제공을 요구할 수 없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애인은 학교 및 직장 내에서 용변해결 및 식사 등의 활동보조를 받을 수 없어 사회활동에 큰 제약을 받게 되는 것.

이들 단체는 또한 "지침 내용이나 문구에 따른 해석이 지역 및 담당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장애인의 서비스 이용에 심각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의 오해와 혼란이 없도록 지침 내용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남병준 정책실장은 "학교에서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면, 학교에 다니는 장애인은 화장실이 급하면 학교 밖으로 나가서 해결해야 할 판"이라며 "결국 복지부는 '자립' 이념이 아닌, '요양' 이념으로 활동보조의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학생지원네트워크 김형수 대표는 "지침대로라면 활동보조인과 학교 대문까지 가서 학교 안에선 특수교육보조원의 보조를 받고, 다시 학교 밖을 나설 땐 활동보조인에게 보조를 받아야 한다. 우리 장애인은 마라톤 대회의 바톤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특수교육보조원 및 근로지원인은 활동보조서비스와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이 지침대로 시행한다면 복지부는 활동보조 메뉴얼을 만들어 특수교육보조원 등에게 활동보조 교육을 시키는 부담도 함께 안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활동보조는 장애인에게 주어진 손과 발이다. 복지부가 지침을 장애인에게 주어진 손발을 내맘대로 못쓰게 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고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복지부는 빠른 시일 지침이 변경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적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됐다. 빠른 시일 지침이 수정돼, 기존 받던 서비스와 크게 차이가 없도록 변경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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