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함은 혼자일 때보다 백만 배 더 나으며
함께함은 혼자일 때보다 더 많이 웃을 수 있으며
함께함은 혼자일 때보다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자신의 장점을 배가 시킬 수 있는 시발점은
함께함이리라.

함께 있음에 힘을 얻고
소망을 갖게 하니 어찌나 다행인가?
당신과 함께할 수 있음은 내겐 행운이다. - 함께함 <자작>

내가 평생에 기억남을 만한 영화는 다음과 같다. 노트북, 말할 수 없는 비밀, 록키 발보아, 올마이티 시리즈, 진주만, 아이 앰 샘, 레터스 투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다. 보다시피 난 드라마나 멜로 로맨스를 즐기는 남자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 될 만한 영화가 있으니 바로 다름 아닌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이다. 이 이야기는 억지 감동을 자아내거나 억지웃음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살아야 할 방향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방향성이라 함은 바로 어울림인데 이것이 오늘날에 유토피아 화 되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과하게 포장된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영화의 내용인 즉슨 부자 장애인이 사지마비이기 때문에 보조인을 구하는데 임금이 많은 터라 지원자가 많지만 하나 같이 힘들어 얼마를 가지 못한다. 그것은 아마도 돈 때문에 찾아왔거나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만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수많은 지원자들 중 대다수는 사랑을 들먹이며 봉사를 이야기 하지만 유독 성의 없고 건들거리게 생긴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드리스다.

드리스는 면접 내내 퉁명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그 장애인은 왠지 모를 이끌림에 그를 고용한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 시행착오도 겪지만 아무런 컴플레인 없이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는 보조인. 수행하는 것을 떠나 나중엔 가족같이 지내는 사이가 된다.

그의 수족이 되어주고 친구도 되어준다. 장난기 가득하게 표정을 짓고 이야기를 하지만 한 번도 그를 무시하거나 도를 넘지 않는다. 더불어 조심스러워 하지도 않는다. 둘은 그저 한 몸이다. 이전부터 그랬다는 듯 살아가는 그런 영화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부러움에 휩싸였다. 인격적인 관계를 이어 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내게도 과거에 드리스와 같은 동생이있었다. 그 친구는 나와 2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했다. 지금은 군복무 중이라 떨어졌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시 함께하고 싶다.

영화에서 비춰진 이용자는 부자였지만 보조인인 드리스가 단순히 돈 때문에 함께 했을까?

아마 아니었을 것이다. 날 도와줬던 동생 역시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무언가 자신의 마음속에 새길 만한 무엇이 있어서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오늘날 보조인, 특히 젊은 남자 보조인을 구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아마도 어울림이라는 테마를 단순히 유토피아로 치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두컴컴한 광산에서 광부가 외로운 싸움을 하는 이유는 그 속에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듯 활동보조도 마찬가지이다.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기도 전에 빠져나와 버리면 그것을 보지 못하고 만다.

활동보조는 당신의 ‘알바’가 아니다. 활동보조는 당신의 시시한 ‘소일’도 아니다. 활동보조는 한 사람의 이동이며, 관계형성이고, 희로애락이며 인생이다. 당신의 희생이, 아니, 어울림이 한 사람의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겠는가?

지금 이 글을 읽는 보조인이 있다면 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하고 보조인을 지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 말고 문을 두드리라. 함께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래서 나와 많은 장애인들이 세상을 ‘활보’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이 글은 경기도 성남에 사는 독자 안지수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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