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뇌병변장애 1급이라고 말하자 그때부터 장애의 특성에 대해 자세히 묻기 시작하더니 장애진단서를 제출하고, 정확하게 어디가 불편한지 불편한 곳을 사진을 찍어 제출하라고 했다. 아무리 내가 몸이 불편하지만 불편한 곳을 사진 찍어 보내라니... 내가 못 걸으면 다리를 찍고, 손이 불편하면 손을, 사진에 불편한 정도가 다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겉으로 드러난 장애가 전부가 아닌데,,,(이00, 지체장애인, 여성, 86년생)

# 00화재해상보험에 보험가입 문의를 했다. 발달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리자, 장애진단서 등을 요구하더니, 그러면서 심사를 해도 보험가입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00, 발달장애아동, 03년생)

현대인에게 보험이란 보험회사에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하고, 그 대신에 불확실한 미래의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장애가 있든, 없든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착용하듯, 꼭 없어서는 안 될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그런데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음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보험은 다가설 수 없는, 진입할 수 없는 커다란 차별의 장벽으로 군림해 오고 있다.

이 같은 보험회사의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보험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25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가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등 총 9개단체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 53건의 집단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번 집단진정은 ▲발달장애 16건 ▲시각장애 10건 ▲청각장애 9건 ▲지체장애 18건 등 총 53건이다.

앞서 장추련은 지난 5월부터 2달 동안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받은 사례를 조사했다.

이 결과 보험회사들은 ▲보험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경우 ▲보험가입은 된다고 말하지만,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스스로 보험가입을 포기하는 경우 ▲다른 보험회사에 문의해 보라는 식으로 떠넘기기식 경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장애인의 보험을 거부해왔다.

직접 차별을 받았다던 대전장애인인권센터 박흥기 소장은 “장애인은 많이 다치고, 오래살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회사에서 거부했다. 하지만 장애인은 오히려 비장애인보다 조심히 생활한다”며 “어떤 기준으로 그런 잣대를 들이대는지 알수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소장은 “말도 안되는 잣대로 보험가입을 거부하다가 어떤사람이 인권위에 제소한다고 하니까 전화가 와서 당신만 해줄테니 다른장애인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보험회사도 있었다”며 “나의 딸에게 보험금을 물려주려고 가입을 하고 싶은데 언제까지 힘없는 아빠를 물려줘야 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한국농아인협회 김정선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장애인에 대한 보험차별은 계속 돼 왔지만 해결은 결코 쉽지 않다. 이번 집단진정을 통해 장애인의 보험가입이 얼마나 어려운지 사회에 알려야 한다”며 “인권위는 이번 진정에 대해 시정권고를 함으로써 나아가 상법 732조 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 더 이상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10여분 간의 퍼포먼스를 통해 장애인의 보험가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리고, 53건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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