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면역세포 70% 존재…腸은 인체의 `최대 면역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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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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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에 세균 100조개 살아
유익·유해균 균형 깨지면
비만·고혈압·치매 등 유발

유익·유해균 8대2가 이상적
발효식품 먹으면 유익균↑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도 도움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전 국민의 관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쏠려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이 감염병은 한 달 새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도 확산됐다. 환자의 코나 입에서 나오는 비말(침방울)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손씻기가 예방법으로 꼽힌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고령자, 어린이, 암·당뇨병·고혈압 등 이미 질환이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선 바이러스의 침투가 쉽고, 감염됐을 때 바이러스와 싸워 이겨낼 수 있는 힘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감염병이란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이 인체에 침입해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을 통칭한다. 질환의 심각도에 따라 1~4급으로 분류된다. 사스·메르스·에볼라바이러스병·신종인플루엔자 등은 치명률이 높고 격리가 필요한 '1급 감염병'에 속한다. 신종코로나는 전파력이나 감염경로 등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관계로,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포함돼 1급 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현재로선 환자 몸속에서 면역 기능이 작동해 스스로 항체가 만들어질 때까지 항바이러스, 항생제를 투여하며, 부수적인 증상에 따른 조치를 취하는 수준이다. 몸이 약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버텨내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면역력은 외부 이물질, 세균,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 몸의 방어시스템을 뜻한다. 병원균이 몸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체내에 침투한 병원균을 무력화시킨다. 따라서 면역력의 향상은 각종 감염질환의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면역에 관여하는 것은 특정 기관만이 아니다. 우리 몸의 여러 기관과 세포, 물질이 공동체로 관여해 면역 시스템을 이룬다. 영양, 운동, 스트레스 조절과 수면(24시간 일주기 리듬), 장내 미생물 등이 면역력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잘 조절하면 면역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장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좌우한다고 강조되고 있다. 장에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좌우하는 면역세포의 70% 이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면역세포의 기능이 활발한 사람은 면역력이 좋아 각종 세균,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다. 장이 소화기관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면역기관' 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우리 몸속 장내에는 100조개의 세균이 살고 있으며, 유익균과 유해균이 끊임없이 싸우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장내 세균은 외부 병원균이 증식하지 못하게 하며, 항원으로 작용해 면역 기관이나 면역세포의 자극을 주어 면역계 전체를 활성화하고 감염 방어에도 효과적이다.

장내 세균의 분포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유익균이, 어떤 사람은 유해균이 많다. 장내 세균은 출산 과정에서 어머니로부터 자녀에게 전달되고 식습관, 환경, 약물, 스트레스 등에 의해 일생 동안 변화 과정을 겪는다. 이를 통해 개인의 고유한 장내 세균총의 구성이 완성된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개인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장내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몸에 이로운 유익균 군집이 붕괴되고 해로운 균이 득세하면서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 염증과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직접적인 장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알레르기 등의 만성질환, 심지어 치매·우울증·자폐증까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장 속 유익균, 유해균 비율은 8대2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외식이 잦은 현대인의 식단은 발효식품과 유익한 세균을 활성화하는 채소가 부족하고, 기름진 음식과 가공식품이 많다. 이 같은 식단은 장내 유익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유해균의 증식을 조장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장 건강법은 '채식과 유산균이 다량 함유된 김치, 된장 등 발효식품 등을 많이 섭취해 유익균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항생제 장기 복용자의 경우에는 최소한 1주 이상 발효식품 등을 섭취해 장내 세균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섭취도 큰 도움이 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2019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기능성분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6444억원으로, 2년 새 38.4%가 훌쩍 뛰었다. 식약처가 인정한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은 유익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배변활동 원활이다. 장내 유익균의 증가, 유해균의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장내 균총의 정상화를 돕는다. 우리가 흔히 '유산균'이라고 알고 있는 종류가 거의 프로바이오틱스에 속한다.

하지만 균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식도와 위를 거쳐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강력한 위산에 대부분의 균이 증발하고, 정작 장에는 필요한 만큼의 유익균이 도달하지 않는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장내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을 고를 때는 장내 생존율과 관련된 특성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와 더불어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하면 효과는 배가된다. 프리바이오틱스란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가 좋아하는 영양분이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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