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 재난에 ‘속수무책’…돌봄 공백 해소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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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6.28. 오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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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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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증 장애인들은 더 막막하기만 합니다.

사실상 재난 상황임에도 현행법상으로는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데다 정부의 돌봄 정책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손은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학교에 못 간지 여섯 달째.

["좀 있다 밥 먹고, TV보고, 온라인 동요하고...."]

어머니는 오늘도 종일 18살 장애인 딸과 씨름합니다.

뇌병변장애 1급에 지적장애까지 1급인 딸을 돌보는 정순경 씨에게 코로나19는 재난 그 자체였습니다.

[정순경/장애학생 어머니 : "이번에 코로나 겪으면서 좀 많이 돌아본 것 같아요.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고, (활동보조인들도) 중증장애인들한테는 안 와요."]

천재지변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장애인들이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적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천재지변에 '감염병 확산에 따른 위기 경보가 발령됐을 경우'까지 포함하자는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지체장애 1급 신정훈 씨는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활동 지원사의 도움을 받아야 일상생활이 가능한데, 돌봄지원 시간이 모자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신정훈/지체장애 1급 : "갑자기 강직(마비)이 올 때가 있거든요. 그때 굉장히 괴로운데 그냥 참고 있어야죠. 방법이 없잖아요. 저는 할 수 있는 게 말하는 것밖에 없고...."]

법을 바꿔 활동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24시간 도움받게 하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장혜영/정의당 의원 : "재난 시기에 방치돼서, 안 그래도 취약했는데 훨씬 더 취약한 상황을 홀로 견딜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자꾸 발생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올해 들어 장애인 자녀를 돌보던 어머니들이 잇따라 자녀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정순경/장애학생 어머니 : "주변에 아무도 없거나 도울 사람 없을 때, 사회나 정부가 해줘야 되지 않을까?"]

장애인들은 당장의 생존만은 보장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손은혜 기자 (grace3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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