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이란 뇌전증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인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만성화된 질환군을 뇌전증이라고 한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함으로써 나타나는 의식 소실, 발작, 행동 변화 등과 같은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이 만성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이다.

예전에는 간질(癎疾)이라고 했는데 간질이라는 용어에 사회적 편견이나 비하 의식이 내포되어 있다고 해서 2014년에 뇌전증(腦電症)으로 변경하였다.

2023년 퍼플데이 포스트. ⓒ한국뇌전증협회
2023년 퍼플데이 포스트. ⓒ한국뇌전증협회

지금도 언론에서는 물론이고 우리 주변에서도 가끔 들리는 말 중에 생떼를 쓰면 ‘땡깡’부린다고 하는데 이 말은 일본어로 뇌전증을 이르는 ‘전간(癲?)’에서 나온 말이다. `땡깡(전간, 癲?,てんかん, tenkan)`아라는 말은 뇌전증을 이르는 말이므로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뇌전증은 뇌졸중, 치매와 더불어 3대 뇌질환으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한다.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0.5~1%인데 인구 1,000명당 6.71명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2022년 말) 뇌전증으로 등록된 인구는 남자 3,848명, 여자 3,228명 해서 총 7,076명이다.

이 글을 쓰려고 뇌전증 관련으로 검색을 하다 보니 병역 비리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자는 누구나 적령기가 되면 군대에 가야 한다. 그런데 군대에 안 가기 위한 수단으로 뇌전증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전국등록장애인 현황. ⓒ통계청
전국등록장애인 현황. ⓒ통계청

그만큼 뇌전증 인구가 많고 신체검사를 속이기 쉬운 모양이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뇌전증 관련 약을 복용하고 발작을 일으켜서 119를 불러 병원에 도착하여 담당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의료기록을 남긴다는 것이다. 그렇게 6개월 내지 1년이 지나면 뇌전증으로 면제 또는 등급조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각된 사람들이 100여 명이라고 하는데 병역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은 1~2년의 실형이 선고되고 이들을 알선한 브로커에게는 5년이 구형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뇌전증으로 병역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일부러 뇌전증 관련 약을 먹고 119를 불러 발작 쇼를 하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의사들이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의사들과 결탁을 한 것 같지는 않다.

119 구급차량. ⓒ이복남
119 구급차량. ⓒ이복남

아무튼 병역 비리 뇌전증 환자하고는 전혀 상관없지만, 뇌전증 장애인의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성 경련 발작이다. 그런데 뇌전증 장애인의 크고 작은 경련 발작은 전조증상이 있다고 한다.

전조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대체로 손발이 저리고 통증이 있거나 상복부의 불쾌함, 이상한 냄새가 나고 알 수 없는 공포감 등을 느낀다고 한다.

뇌전증 장애인 A 씨는 이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빨리 119를 불러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응급실에 가서 뇌전증 전조증상이라고 말하면 뇌전증 관련 진정제를 링거 속에 삽입하여 주사를 맞고 나면 뇌전증의 경련 발작이 어떤 때는 자신도 모르게 때로는 아주 경미하게 지나간다고 한다.

뇌전증 응급의료카드. ⓒ이복남
뇌전증 응급의료카드. ⓒ이복남

뇌전증 장애인 A 씨는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119를 부른다고 한다. 부산에는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이 있지만 뇌전증 장애인은 보호자 없이는 혼자는 탑승이 안 되기 때문에 혼자 사는 뇌전증 장애인은 119를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A 씨가 119를 자주 부르다 보니 119가 오기는 하는데 응급환자 아니라면서 거부하거나 투덜댄다고 한다.

A 씨는 컴퓨터도 없이 혼자 살고 있는 터라 119에서 거부하거나 투덜대는 일이 있어서 뇌전증 응급 의료 카드도 만들어서 119 구급대원에게 보여 주는데 그래도 119구급대원은 뇌전증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필자에게 그림 한 장을 휴대폰으로 보내왔다.

A 씨는 발작의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자기 나름대로 목숨을 지키고자 119에 연락하는데 의식이 있으니 응급환자가 아니라고 함은 물론 119구급대원들이 뇌전증에 관해서 설명해도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정당한 응급처치를 받게 해 달라고 했다.

A 씨가 보낸 온 그림. ⓒ이복남
A 씨가 보낸 온 그림. ⓒ이복남

몇 해 전 또 다른 뇌전증 장애인 B 씨가 외출에서 경련 발작이 일어났었다고 했다. 뇌전증의 경련 발작은 대부분이 3분 이내 끝나는데 발작 증상이 일어나면 주변에 위험이 없도록 장애물을 치워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숨을 안정시켜 주면 된다.

그리고 안경이나 넥타이 등은 벗겨 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혼자 길을 가다가 경련 발작이 일어나면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119를 부르기도 한다.

B 씨도 몇 분 후에는 깨어나서 다시 멀쩡해졌는데 119구급대원이 와서 응급처치했다고 했다. B 씨는 필자에게 전화하면서 어이없어했다.

“가슴이 답답해서 알고 보니 119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했답니다.”

드라마 모범형사에서 뇌전증 장애인의 경련 발작. ⓒJTBC
드라마 모범형사에서 뇌전증 장애인의 경련 발작. ⓒJTBC

뇌전증 장애인이 경련 발작을 할 때 심폐소생술은 필요치 않을뿐더러 어쩌면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언젠가 비행기 안에서 한 승객이 갑자기 경련 발작을 일으키자 승객 중에 한의사가 있어 침으로 응급 처치를 했다는 내용이 미담 기사로 실린 적이 있어 실소를 급지 못했다.

뇌전증 장애인에게 침을 놓는 한의사나 그런 기사를 쓴 기자나 뇌전증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일테니까.

119구급대원은 응급구조사 또는 간호사가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119구급대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필자가 B 씨의 이야기를 듣고 소방청으로 문의를 했다. 119구급대원 교육에 뇌전증 관련 교육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

뇌전증 장애인의 경련 발작에 119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해서 가슴이 아팠다는 B 씨 이야기를 했더니 다음 교육에 참고하겠다고 했다.

한국뇌전증협회 회장 인사. ⓒ한국뇌전증협회
한국뇌전증협회 회장 인사. ⓒ한국뇌전증협회

한국뇌전증협회가 있다. 그러나 한국뇌전증협회는 뇌전증 장애인 당사자 단체는 아니고 뇌전증을 진료하는 의사들의 단체다. 현재 뇌전증 장애인 단체는 따로 없고 뇌전증 장애인 몇몇이 소모임 형태로 운영하는 것 같다.

아무튼 한국뇌전증협회에도 전화를 했다. 119구급대원에게 뇌전증에 관련된 교육이 없다고 했더니 관계기관에 건의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119구급대원이 뇌전증 장애인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아무튼 A 씨는 뇌전증의 전조증상이 있으면 119를 불러서 평소 자신이 다니던 단골병원으로 가는데 코로나 때는 열이 있다고 단골병원은 안 된다고 하더란다. 그때 A 씨는 119에 갇혀 있다고 필자에게 하소연했었는데 결국 A 씨는 다른 대학병원으로 갔었다.

그런데 A 씨가 병원 응급실로 가면 어떤 병원에서는 무료이고 또 어떤 병원에서는 돈을 받더라고 했다. 한번은 A 씨가 진료 보는 담당 선생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응급실에서 진료 보지 말고 자기 과로 오라고 하더란다.

낮에 담당 선생이 있을 때는 그럴 수도 있지만 담당 선생님이 비번이거나 밤에는 그럴 수도 없어 응급실에서 응급비용을 지급하기도 했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담당 선생님은 환급 요청을 하라고 하던데 사실은 간호사가 난감해해서 환급 요청은 안 했다고 했다.

응급의료관리로 산정대상이 되는 응급증상. ⓒ이복남
응급의료관리로 산정대상이 되는 응급증상. ⓒ이복남

그래서 필자가 종합병원에 응급실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응급증상은 응급실 벽에 붙어 있는데 해당이 되면 의료보험이나 의료보호에서 처리를 하므로 본인은 돈을 안 내도 된다고 했다.

*응급의료관리로 산정대상이 되는 응급증상

-신경학적 응급증상 : 급성 의식장애, 급성 신경학적 이상, 구토ㆍ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있는 두부 손상.

-심혈관계 응급증상 :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증상, 급성 호흡곤란, 심장질환으로 인한 급성 흉통 심계항진 박동이상 및 쇼크.

-중독 및 대사장애 : 심한 탈수, 약물ㆍ알코올 또는 기타 물질의 과다 복용이나 중독, 급성대사장애(간부전ㆍ신부전ㆍ당뇨병 등).

-외과적 응급증상 : 개복술을 요하는 급성 복증(급성 복막염ㆍ장폐색증ㆍ급성 췌장염 등 중한 경우에 한함) 광범위한 화상(신체 표면적의 18%이상), 관통상, 개방성ㆍ다발성 골절 또는 대퇴부 척추의 골절, 사지를 절단할 우려가 있는 혈관손상 다발성 외상, 전신마취 하에 응급수술을 요하는 증상

-출혈 : 계속되는 각혈, 지혈이 안 되는 출혈, 급성 위장관 출혈

-안과적 응급증상 : 화학물질에 의한 눈의 손상, 급성 시력소실

-알러지 : 얼굴 부종을 동반한 알러지 반응

-소아과적 응급증상 : 소아경련성 장애

-정신과적 응급증상 :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을 해할 우려가 있는 정신장애

그밖에 ‘응급증상에 준하는 증상’도 해당이 된다고 했다. 이런 증상에 해당이 되면 의료보험 내지 의료보호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응급진료비를 별도로 내지 않아도 되지만, 응급증상에 해당이 되지 않으면 응급진료비를 부담해야 된다고 한다.

뇌전증이 아니더라도 혹시나 응급실을 찾게 되면 응급증상에 해당이 되는지 알아보시기 바란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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