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진 대구대 교수 “장애인에 정책 표준 맞추는 인식 전환 필요”

윤준호 2024. 2. 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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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별로 변화를 느끼지 못합니다.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비판보다도, 장애인을 동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내용의 기사가 대다수기 때문입니다."

한국 최초로 미국에서 장애학을 공부한 학자로 알려진 조한진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대학원 장애학과·사진)는 4일 인터뷰에서 장애인을 향한 수혜적 관점을 꼬집었다.

조 교수는 장애인 이동권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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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 수 적어 이용 불편 계속
‘150명당 1대’ 장콜 기준대수 의문
비장애인 수준 이동권 보장 절실

“지금까지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별로 변화를 느끼지 못합니다.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비판보다도, 장애인을 동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내용의 기사가 대다수기 때문입니다.”

한국 최초로 미국에서 장애학을 공부한 학자로 알려진 조한진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대학원 장애학과·사진)는 4일 인터뷰에서 장애인을 향한 수혜적 관점을 꼬집었다.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자연히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장애인을 위한 교통수단을 마련하는 것을 ‘배려’로 여기기 때문에 지금껏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의 결함이 아닌 장애를 규정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요인을 연구하는 ‘장애학과 교수’로 본인을 소개했다.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의 들쭉날쭉한 배차 대기 시간 문제가 계속되는 상황을 두고 조 교수는 접근법의 변화를 강조했다. 중증장애인 150명당 1대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장애인콜택시 법정 기준대수를 산정하고 있지만, 모든 택시에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지 않은 한 산술적으로 계산해선 불편을 겪는 장애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무슨 이유로 ‘150명당 1대’라는 계산이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일반 택시에도 휠체어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장애인콜택시 수를 늘리는 것은 중단기적인 해법이라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든 택시를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 교수의 지적은 저상버스의 저조한 도입률을 두고도 이어졌다. 그는 “전국 지자체 평균을 내면 저상버스 도입률이 30% 수준까지 올라왔고 장애인이 전체 인구의 5%니 얼핏 생각하면 이미 충분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장애인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 아닌 만큼 완벽하지 않으면 하나도 갖춰지지 않은 것이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컨대 서울은 역사 내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90%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명동역에 가려는 장애인은 해당 역을 이용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조 교수는 장애인 이동권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촉구했다. 지금까지 교통시스템이 비장애인 중심으로 짜이면서 장애인의 이동권은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원활한 교통을 위해 횡단보도를 없애고 지하통로를 만드는 식의 교통정책에서 휠체어 장애인은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며 “정책의 표준을 장애인에게 맞추는 식의 근본적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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