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밤 자정이 넘어 심한 복통으로 곤란을 겪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활동지원사에게 전화해 봤으나 연결되지 않아 119를 불렀다. 구급대원은 필자를 진찰하더니 아주 생명을 다투는 응급은 아니라 택시를 잡아줄 테니 병원에 택시로 가라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와중에 이송이 거부되니 당황스러웠다.

목동에 사는 필자의 지인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는 구급대원에게 사정하여 병원까진 안내받았으나 돌아오는 길은 막막했다고 한다. 진료가 끝나니 새벽 세 시로 장애인 콜택시는 잡히지 않고 마땅한 대중교통도 없어 활동 지원사가 출근하는 다음 날 아침 아홉 시까지 기다려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에게는 24시간 돌봄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런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 독거 장애인이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는 등의 안전사고를 심야에 당하면 무척이나 곤란하다.

활동지원사가 근무하지 않는 시간이라면 대책은 없다시피 하다. 보건복지부와 장애인활동지원 중개기관은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보통의 근무 시간 외인 밤 9시부터 아침 6시까지 장애인을 긴급히 지원할 인력을 배치하는 방법이 가능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이미 있기는 하지만 수혜 대상과 시행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다. 가령 구로구는 와상 상태인 최중증 장애인에 한해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지원 인력이 장애인의 거주지에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욕창 방지를 위해 자세를 바꿔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하지만 영등포구는 해당 서비스를 과거에 한때 운영했다가 지금은 시행하지 않는다.

장애인의 야간 지원에 있어서 같은 서울 안에서도 편차가 있는데 전국적으로는 어떠할까. 본격적인 동절기로 들어가는 만큼 야간에 발생할 긴급 사태에 대처할 지원 인력이 필요하다. 적절한 처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귀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복지부와 장애인 활동 지원 중개 기관의 조속한 대책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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