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넘게 골치 아픈 일이 있습니다. 바로 목과 코가 부어버린 사태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에 목과 코가 부어버려 염증이 발생해서 불편함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래침에 콧물, 재채기 등 다방면으로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래침이 연일 나오고 가래침 뱉는 소리가 큰 탓에 한동안 난리가 나면서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등의 건강 이상 사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분은 “혹시 장지용님은 부비강염 같은 증세가 있는 것 아닌가요? 정밀 진단을 한 번 받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를 해 줄 정도였습니다. 얼마나 만성화되었는지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주위에서 목에서 캑캑대는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행동 문제로 오해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 줄 알았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이 문제는 이비인후과의 문제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으니까요!”라고 설명해줘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의사가 처방해준 약이 잘 들어서인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가래침에 듣는 약 등을 처방받는 등 다양한 약제를 처방받아 약사의 복약지도에 따라 복용하고 있어서 그 점은 한결 상황을 좋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비슷한 부류의 증세를 호소하는 것은 사실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치료를 받으러 간 이비인후과에는 방문자들이 너무 많아 한 번은 간신히 접수에 성공하고 끝에서 2번째에 가서야 진찰을 받을 수 있을 정도였고, 그때 제가 접수하고 나서 거의 바로 접수 마감이 선언될 정도였으며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솔직히 저녁 한 번 먹고 와도 될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있는 자폐인 등의 모임에서도 독감 확진자까지 나올 정도로 각종 겨울철 질병 문제가 한번 이야기가 나오자 여럿이 한꺼번에 비슷한 증세가 있다고 연일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 모임에서 저 같은 상황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냥 목과 코가 부었을 뿐 그렇게 큰 문제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체력 약화까지 경험해서 요즘은 새벽에도 깰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개선되었는데도 며칠 전에는 너무 길게 잘 정도였습니다. 거의 7시 넘게 돼서야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약화하고 게다가 그 전날 밤에 강행군해야 할 정도의 일까지 겹쳐서 두 번이나 고생할 정도였습니다. 바로 다음 날까지 보고가 올라가야 하는 서류를 써주느라 돌볼 시간도 없었고 작업을 마치고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었을 정도였습니다.

세상이 많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장애인이 다른 것으로 아플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정답은 장애인도 장애 이외 문제로 아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장애 관련 사안인 정신건강의학과뿐만 아니라 개인 지병 문제로 내분비내과 등도 통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예 연초에는 위·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정도입니다. 물론 검사에서는 “매우 건강함”이라는 진단이 나와서 ‘용종’이 계속 나올 것으로 생각한 집안의 예상을 확실히 깨버려 드렸기는 했을 정도입니다.

단지 요즘 제대로 된 건강검진 서비스를 못 받아서 아쉽다는 생각만 들 정도였습니다. 과거 카카오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링키지랩’ 근무 당시에 회사 비용으로 치러주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통해 아예 ‘건강의 날 휴가’를 통한 공가 보장 등까지 붙여주면서 집중 건강검진을 받은 것도 2017년이 마지막이었고 그 이후에도 건강검진 기록이 없으니 최근 6년간 제대로 된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이래저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발달장애인 건강권 문제와도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발달장애 문제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신체 건강 문제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있기도 합니다. 비만 등 생활습관병은 기본적인 문제라 베어베터에서조차 이러한 문제를 염려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달장애인 건강권 문제 해결을 위한 건강 관련 인프라가 보충되면 영국식 국민건강보험(NHS, National Health Service)에 있는 1차 의료 담당인 일종의 일반의 제도인 GP(General Practitioner) 등의 체계 등을 응용하여 장애인 건강 관련 문제를 일차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의료 체계 개편 논의에서 지역 의료 문제와 공공 의과대학 문제 등이 있는데, 이를 참조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의 몇몇 행동 문제는 사실은 다른 질병이 있다는 이야기를 다른 모습으로 알리는 신호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몇몇 행동을 자세히 보면 해당 부분이 아프거나 증세가 있다는 신호이며, 이러면 집중적인 해당 질환을 확인하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제가 이번에 주위에서 단지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문제를 행동 문제로 오해한 사건과 비슷하게 말입니다. 그나마 저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으니 오해가 금방 풀려서 망정일 뿐입니다.

이번에 저와 주위의 발달장애인들이 겨울 건강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자들도 빨리 낫기를 기원하며 발달장애인 건강권 정책도 주장애 이외의 건강 문제에 대한 부분도 보충해야 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발달장애인들도 다른 곳이 아플 수 있으니까요.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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