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취] ‘OK 목장의 결투’ 명성… 대의 헌신한 박애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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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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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명배우 커크 더글러스 별세… 향년 103세
195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이끈 배우 커크 더글러스. 백수를 누린 그는 6일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1999년 미국영화배우조합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한 당시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스파르타쿠스’(1960)의 명배우 커크 더글러스가 10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의 장남이자 영화 ‘월 스트리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76)는 6일 성명을 통해 부친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영화의 황금기를 경험하고 인생의 황금기까지 보낸 배우이자 자신이 믿었던 대의에 헌신한 박애주의자”라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아버지는 좋은 인생을 살았고, 영화계에 많은 유산을 남겼으며, 평화와 대중을 위해 노력한 자선가로서도 역사를 남겼다”고 했다.

1916년 미국 뉴욕에서 가난한 유대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생계를 위해 배달부터 노점상, 정원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드라마 예술아카데미에 진학해 배우의 꿈을 키우다 1946년 ‘마사 아이버스의 위험한 사랑’으로 데뷔했다. 1949년 ‘챔피언’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열정의 랩소디’ ‘해저 2만리’ ‘OK 목장의 결투’ 등에 출연하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고인은 70년여간 활동하며 9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1991년 미국영화연구소와 1999년 미국영화배우조합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199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아들 마이클이 시상자로 나선 가운데 명예상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1950년대 미국에서 매카시즘 광풍이 불 때 공산주의와 연루된 의혹으로 배척된 영화인들이 할리우드로 복귀하는 데에도 역할을 했다.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작가 돌턴 트럼보에게 자신이 설립한 제작사를 통해 ‘스파르타쿠스’의 각본을 맡겼는데, 고인은 2011년 뉴욕타임스에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선택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 일화는 영화 ‘트럼보’(2015)에 소개되기도 했다.

고인은 세계 분쟁 지역에 학교와 공원을 세우는 등 자선활동도 활발히 했다. 1991년 헬기 사고로 척추 수술을 받았고, 1995년 뇌졸중에 걸린 이후 언어장애를 겪었다. 배우 다이애나 웹스터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후 1954년 재혼한 앤 바이든스와 60년 넘게 해로했다. 할리우드 스타인 캐서린 제타 존스가 며느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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