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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광주투데이뉴스

ㆍ작성자	광주투데이
ㆍ작성일	2009-04-26 (일) 08:53

ㆍ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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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들을 위한 특별한 기차여행

청평역에서 남춘천까지 기차여행과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견학

한상미 기자 gjtoday@naver.com

(동행취재)새벽 6시 눈을 떴다. 그리고 창문을 열었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은 광주시 재가 장애우들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기차여행’이 있는 날인데 화창한 봄날 대신 이슬비와 쌀쌀간 기운이 감도는 이른 아침 날씨에 마음이 다소 편치 않은 상태에서 취재 준비를 했다.

전날 강한 바람과 비가 온 뒤 오늘 오전부터 점차 개일것으로 전망되는 기상예보가 생각나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이겠지’라는 좋은 생각으로 취재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왠지 이슬비가 점점 가는 빗줄기로 변해 차창을 부딪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도를 했다. “부디 오늘 모처럼 기자를 타보려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오늘을 기다렸을 장애우들과 그들 가족들을 위해 내리는 비를 멈춰주세요”라고 기도를 하며 운전을 했다.
집결지인 평화교회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데 가는 빗줄기대신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이슬비도 자취를 감췄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마음속으로 감사기도를 한 뒤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자가용 차량들에서 내리는 재가 장애우들과 그의 가족들을 보면서 저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에 혼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잠이 오지 않아서 밤새 뜬눈으로 맞았어요. 그래도 지금 기분이 좋아요” 처음으로 기차를 타보게 됐다며 밤새 뜬눈으로 이 아침을 기다렸다는 어느 장애우의 들뜬 말은 이날 이곳에 나온 모든 이들의 마음일 것이다.
조억동 광주시장, 정진섭 국회의원, 소미순 시의원, 평화교회 이동현 목사 등 여러분들이 “모처럼 좋은 나들이인데 날씨가 다소 쌀쌀하지만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인사말이 전해 진 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치며 단체사진을 찍은 후 버스에 올랐다.

9시에 출발했는데 청평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27분. 열차 도착시간 10분 전이다. 조급한 마음도 들었지만, 최대한 긴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로 함께 한 동원대학교 학생들과 부모들은 각자 맡은 장애우들을 휄체어로 혹은 손을 꼭 잡고 기차역 안으로 들어가 플래시홈으로 들어오는 기차를 맞았다.

“기차 탄 기분이 어때?”라고 고은이에게 물었다. 얼굴이 불그스레 하면서 씨익 웃는다 ‘좋다’는 뜻이다. 앞서 기차를 타고 온 손님들과 합석인 공간으로 전체 장애우들을 향해 사진을 찍기가 어려웠다. 주변에 삼삼오오 짝이 된 자리를 찾아 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모두의 표정이 매우 밝았다.

장애우 가족들도 서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 준다. "처음타보는 기차예요. 아이들과 자주 여행을 해 보지만 기차를 타고 여행한 적은 한번도 없어요. 어쩌다. 여행길에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우리 아이가 이번에는 직접 기차를 탈 수 있어 어젯밤 잠도 설쳤어요" 너무도 사랑스런 딸이 장애를 입어 마음이 아픈 아빠의 말이다.
50여분 정도를 달려 도착지인 남춘역에 도착했다. 광주에서 청평역까지 운행되었던 버스가 남춘천역에서 다시 장애우 가족 일행을 맞았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춘천에서 유명하다는 ‘명물 춘천 닭갈비집’이다.
언니 예진이가 장애우로 이곳에 함께 나온 금비네, 얼마전 다리 수술을 받은 바 있는 민규네, 유경이네, 상철이네 등등 많은 장애우 가족들이 모처럼 커다란 식당에 함께 모여 점심을 먹었다.

불편한 언니, 동생을 위해 열심히 닭갈비를 굽는 마음 예쁜 형제 자매들, 그리고 “하루만 이 아이보다 더 살다 이세상을 떠나는 것이 소원이다”며 자식의 장애가 자신때문이라는 생각에 평생을 가시방석에서 살아가고 있는 부모들.... 지금 이시간 만큼은 그 어떤 고통도 생각나지 않는 행복한 시간이다.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기에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 주는 광주시장애인부모회 모든 회원들은 오늘의 이 행복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김정옥 회장을 비롯한 부모회 회원들이 맛있는 닭갈비를 먹은 가족들과 함께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찾아 박물관 견학 및 입체영화를 감상하고 다시 버스에 오른 시간은 오후 3시 40분. 이제 오늘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광주로 향할 시간이다.
"힘든 시간이였지만, 이렇게 나오니 정말 좋았어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광주시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려요"...기차를 타기 위해 휘청휘청 움직이면서 휄췌어에 몸을 실은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주변을 경계하기도 하고, 업고, 안고 뛰면서 기차를 오르내리면서 겪어던 시간들이 힘들었지만,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의 말을 먼저 전하는 이들 부모들과 인사를 나눈 뒤 먼저 출발하는 차를 이용하고자 이별의 인사를 나눴다.

출발하기 시작한 지 5분도 체 안 돼 비가 다시 시작됐다. “정말 하나님은 우리 장애우들의 아픔 마음을 아시나봐요. 기차여행하고 박물관 견학하고 나서 집에 돌아가니까 비가 내리네요.” 이번 여행에 아낌없는 헌신 후원자 한천수 팀장의 말이다.
그동안 모든 장애의 아픔을 가족들만이 홀로 고통을 겪으며 인내해왔는데 이번에 광주시에서 재가 장애인들에게 650만원을 지원해 시작된 이번 ‘기차여행’은 고난을 그들만의 고통으로 알고 세상속으로 나오길 꺼려했던 수많은 장애우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 소중한 체험의 시간으로 이날 ‘장애우 가족을 위한 특별한 기차여행’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2009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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