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라고 해놓고...
'공짜'라는 바이러스 백신, 음악, 사진, 동영상, 이메일 첨부파일... 모두 해당
공짜에 현혹되고 방심하면 털리는 휴대폰 소액 결제 피해 요주의!
포토 메일 전송에 의한 결제 유도 주의… 피해액 연 4천억원
■글/오승건<한국소비자원 홍보실>
<사례 1> 휴대폰으로 음악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 웹서핑을 하다가 ○○사이트에서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해 회원에 가입했습니다.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8월부터 매월 7천7백원씩 휴대폰 소액 결제 항목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납니다.
<사례 2> 포토 메일이 왔다는 문자에 미심쩍기는 했으나 업무와 관계된 일일 수도 있어 열었습니다. 무선 연결이 되더니 낯모르는 여성이 앉아 있어 얼른 통화 종료를 눌렀습니다. 기분이 찜찜했는데 잠시 뒤 소액 결제라는 문자 메시지가 오더니 2천9백90원 결제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례 3> 영화표를 무료로 준다는 이메일을 받고 해당 사이트를 방문했습니다. 이벤트의 마감 시간이 임박해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휴대폰으로 전송 받은 승인번호를 눌렀습니다. 잠시 뒤 1년 사용료로 3만3천원이 결제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휴대폰 소액 결제 피해는 어느 정도 되나
휴대폰이 통신 수단을 넘어 소비자 피해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해 발생하는 주요 소비자 피해 유형은 △무료 이벤트로 유인한 뒤 유료 회원 가입 △계약 만료 후 동의 없이 자동 연장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심지어는 △스팸성 포토 메일을 보내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소액 결제 피해(2천9백90원씩/1건) △휴대폰 소액 결제 제도를 악용한 불법 대부 영업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도입된 휴대폰 결제는 이용 규모가 2009년 한 해에만 약 1조 8천억원에 달하고, 이 중 피해 금액은 전체 결제 규모의 24%에 이르는 약 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피해 민원도 증가해 휴대폰소액결제피해예방센터의 경우 6개월(2009년 9월 ~2010년 3월) 동안 약 3만7천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최근 ‘무료 이벤트 유인 소액 결제 피해’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소비자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올 1∼3월 콘텐츠이용보호센터에 접수된 신고ㆍ상담 사례 3백건 중 2백5건이 무료 이벤트 유인 소액 결제 피해였다는 것이다.
주로 웹하드 서비스 업체에서 무료 체험 이벤트를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음악ㆍ드라마ㆍ영화ㆍ행정 서식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유료 회원으로 자동 전환됨과 동시에 대금이 청구돼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소액 결제 피해는 왜 끊이지 않는가
소액 결제 피해는 대부분 건당 3천∼1만원 내외의 소액이라는 점과 통신 요금과 함께 청구돼 피해 사실을 즉시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요금이 청구돼도 업체가 복잡하게 엮여 있어 이의를 제기할 대상의 파악이 곤란하다는 점, 그리고 피해 구제 과정에 수반되는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 이용자가 피해를 감수하는 경우도 많다. 마음먹고 업체에 전화해도 콘텐츠 공급업자는 결제 대행 업체에, 결제 대행 업체는 콘텐츠 공급 업체에 떠넘기기 일쑤이다.
소비자가 피해를 예방하려면 콘텐츠를 이용할 때 ▲무료 또는 이벤트 기간 만료 후 자동으로 유료 전환되는지 파악하고 ▲포토 메일을 수신할 때 알지 못하는 메일은 바로 삭제하며 ▲회원에 가입할 때 귀찮더라도 이용 약관과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휴대폰 소액 결제란?
휴대폰 소액 결제는 통신 과금 서비스에서 이용되는 결제 수단의 일종이다. 콘텐츠 공급자(CP)와 결제 대행 업체(PG) 그리고 이동통신사가 각각 계약을 통해 이용자가 휴대폰으로 콘텐츠 이용 대금을 결제하면 이동통신사 통신 요금에 합산해 부과하는 서비스 체계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 콘텐츠(검색ㆍ뉴스ㆍ교육ㆍ금융 등), 게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음악ㆍVOD), 아이템, 아바타 등 다양한 콘텐츠가 네티즌에게 제공된다.
콘텐츠 공급자는 인터넷에서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결제 대행 업체는 네티즌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매한 유료 콘텐츠나 서비스에 대해 결제를 대행해 준다. 국내 대표적인 휴대폰결제 대행 사업자는 모빌리언스, 다날 등이 있다.
소액 결제 피해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 휴대폰 요금고지서를 꼼꼼히 확인한다. 요금고지서에 결제하지 않은 금액이 청구된 경우 결제대행업체에 문의해 결제 내역을 확인하고 해당 사업자에게 민원을 제기한다. 결제대행업체에서 알려준 사업자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휴대폰결제중재센터에 도움을 요청한다.
● 휴대폰으로 포토 메일이 온 경우 발신 번호가 처음 보는 것이면 메일을 확인하지 말고 삭제한다.
● 인터넷 사이트 이용 중 휴대폰번호ㆍ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돼 있는 경우는 주의한다. 휴대폰 번호와 주민등록번호 입력만으로 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폰 결제를 위한 전(前) 과정이므로 팝업창의 작은 글씨는 물론 사이트 화면 전체 내용과 약관까지 꼼꼼히 읽는다.
● 휴대폰으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함부로 입력하지 않는다. 휴대폰 번호와 주민등록번호 입력 후 휴대폰으로 전송된 인증번호는 요금을 결제하는 비밀 번호인 경우가 많다.
● 회원 가입 전에 반드시 약관 내용을 확인한다. 자동 연장 여부 등 주요 사항이 약관에 기재돼 있으므로 약관을 꼼꼼히 확인한다.
● 무료라고 광고하는 경우 관련 화면을 캡처해 분쟁에 대비한다. 허위ㆍ과장 광고 여부는 의견이 다를 수 있으므로 계약 당시의 광고 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일정 기간 보관한다.
● 휴대폰 소액 결제를 차단하는 것도 하나의 예방법이다. 휴대폰 114에 전화를 걸어 상담원에게 휴대폰 소액 결제 차단을 요구해 자신도 모르게 결제되는 것을 방지한다.
● 휴대폰 소액 결제 관련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관계 기관이나 소비자 단체에 피해 구제를 요청한다. 소비자상담센터(1372), 방송통신위원회(1335), 휴대폰소액결제민원해결센터(www.sinmungo.or.kr) 등에 도움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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