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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광주투데이뉴스

ㆍ작성자	투데이
ㆍ작성일	2008-01-12 (토) 09:43

ㆍ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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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속에 도척면민의 생명을 실고 왔다”

도척면민들 송전탑 공사현장 상여 메고 항의 집회
한전측 공사자들과 고성과 몸싸움 오가며 시위현장 아수라장 되기도...

한상미 기자 gjtoday@naver.com

도척면 유정리 산등성에 세워지는 송전탑 건립을 저지하기 위해 주민들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상여집회’를 갖는 등 죽음을 각오하고 송전탑 건립 저지를 막기 위해 11일에도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아침 7시경부터 광주전역에는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해 도로위에 쌓인 하얀눈이 교통의 흐름을 막고 있어 곳곳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척면 유정리 저수지 앞에서는 송전탑 건립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한전측과 맞서 도척주민들이 눈과 비바람을 맞아가며 아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전날 ‘송전탑 건립 원천봉쇄’ 결의와 이한대 광주부시장과 한전측 관계자 그리고 대책위가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과 한전측은 뚜렷한 대안책을 마련하지 못한 체 공사‘강행’과 ‘저지’로 서로간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에서 눈이 내리고 있는 11일 아침 한전측은 공사를 강행했으며, 주민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도척면 주민의 생명’을 실은 상여를 메고 공사현장을 찾았다.

오전 11시30분경 유정리 저수지 앞에서 상여를 메고 공사현장을 올라가는 주민들과 일부 공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내려오고 있는 한전측 관계자 및 대우건설 관계자들 사이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고가기 시작했다.
문제의 발단은 상여를 메고 올라가는 주민들을 향해 대우건설 공사관계자 2명이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부터로 주민들은 ‘왜 사진을 찍느냐’며 항의와 함께 카메라를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이런 과정에서 이미 마음속에 한이 쌓이고 싸인 주민들은 격앙되어 공사관계자들과 서로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이 벌여졌으며, 공사관계자의 카메라를 빼앗은 주민들이 모교회 목사에게 카메라를 넘겨주는 것을 목격한 공사관계자 4~5명이 카메라를 되찾기 위해 또다시 몸싸움을 벌이자 상여를 메고 올라가던 주민들이 대거 오던 길을 되돌아 가 도로한복판에서 서로 심한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찰관계자들의 중재로 인해 일단락 된 주민과 공사관계자들의 몸싸움이 멈춰지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 공사현장은 무려 4km의 산길을 올라가야 했다.
간간히 내리는 진눈개비와 이미 쌓인 눈으로 산등성이를 오르는 길은 미끄럽고 오르막과 내리막길로 대부분이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오르기에는 힘겨웠지만, “지금 우리가 이러는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아들 딸 그리고 손녀들을 위해서다”며 힘겨운 길을 나무막대기로 마련한 지팡이를 의지하며 산을 올랐다.
30여분간 올라서 도착한 공사현장에는 직선거리지만 가파른 또 다른 산길을 이용해 올라 온 주민들과 공사를 다시 시작하려는 인부들 사이에서 또다시 몸싸움과 욕설이 오고갔다.

땅을 파던 포크레인의 주변에는 인부들이 사전에 ‘구리스’라는 기름기가 가득한 고체를 여기저기 말라 주민들이 포크레인을 점령하는 방어책으로 내놓은 듯 보였고 이를 향해 주민들은 흙을 뿌려 순식간에 포크레인 운전기사가 앉는 공간의 창밖은 앞뒤를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
공사 관계자 중 한 인부가 공사를 막으면 ‘이곳에 묻어 버리겠다’는 발언을 들었다며 분개하는 주민들과 ‘우리는 공사를 할 뿐이다’며 저지하는 인부 사이에서 벌여진 몸싸움은 가파른 산아래를 바로 앞두고 벌어진 일로 매우 아찔한 순간들이였다.

주동규 철탑저지 대책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이곳에 빈상여를 메고 왔지만, 철탑이 이곳에 세워질 때 우리 도척면민 모두의 생명을 이곳에 묻을 것이다”며 더 이상 공사를 진행시키지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날 주민들은 잠시 몸싸움을 벌인 인부들이 철수하자 포크레인 바로 앞에 메고 온 상여를 내려놓고 공사를 막기 위해 내리치는 진눈개비와 찬바람을 맞아가며 오후 3시까지 공사현장을 지키다가 ‘이날 더 이상 공사를 하지 않는다’는 확답을 받고 자진해산 했다.

그러나, 메고 올라간 상여를 공사현장에 놓고 내려 온 주민들은 이날로 모든 시위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힘겨운 싸움에서 반드시 공사를 철회시키겠다는 굳건한 신념을 다짐하며 서로서로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공사를 강행하려는 한전측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는 등 송전탑 건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전측과 도척주민들의 대치는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0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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