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떠나 이국멀리 낯선 나라 한국에서 제2의 삶을 살아가는 많은 외국인 중 한국인과 결혼하여 새가족을 꾸민 다문화적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다문화 사랑방 발표회’가 25일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광주시가정폭력상담소 ‘열린상담의 집’(소장 김영화)이 주관하고 광주시와 (주)실드에어코리아가 후원한 ‘다문화 사랑방 발표회’로 정진섭 국회의원, 장용범.소미순 광주시의원, 한국적십자경기도지회 상임부회장 윤금영, 광주신협조합장 유규오, 광주시의회 전 의장 이우경, 광주시여성기업인협회장 정선화, 섬기는사람들 소장 유복순 이외에도 각 기관사회단체장과 다문화적 결혼이민자 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 광주시가정폭력상담소 열린상담소 김영화소장

그동안 행사를 주관하기 위해 여러 가지 힘든일도 많았지만, 이번 행사를 멋지게 성황리에 마친 김영화 소장은 “외국인으로 낯선땅에 시집와서 힘겹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평등의 눈으로 바라보며, 이들의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하여 상담소를 개소하였는데 어느덧 3년3개월이란 세월이 흘러갔다”며 “그동안 많은 결혼이민자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희노애락을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행복했고, 이렇게 멋진 ‘다문화 사랑방 발표회’를 개최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면서 지속적으로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 정진섭 국회의원이 결혼이민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정진섭 국회의원은 “각자의 나라를 떠나 먼 이국땅 한국을 오직 사랑하는 남편만을 의지한 체 찾아왔으며, 정착해 생활하는 많은 결혼이민자들이 그동안 이곳에서 정착하는데 힘들었을 텐데 이제 이곳을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며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문화를 접하고 특히 광주에서 정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국회의원과 시장, 시의원 등 선출직들이 나서겠다고 전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조억동 광주시장도 정신희 과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적게는 몇 개월에서 많게는 15년 이상 광주시를 제2의 고향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많은 결혼이민자들을 위해 광주시도 결혼이민자들이 언어와 문화의 어려움이 없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여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 죠디타빠가 열린상담소에서 배운 한글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한국에 온 지 8개월이 되었으며, ‘열린 상담의 집’과 인연을 맺은 것이 3개월에 이르고 있다는 죠디타빠는 “열린상담의 집에 들어와 한국말을 많이 배웠습니다. 어려운 단어도 쉽게 가르쳐 주고 모르는 글이 나오면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고 그래서 저는 선생님이 정말 좋습니다. 어서 빨리 한국말을 배워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좋은 얘기 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한글을 배운 제 3개월 밖에 되지 않지만 또박또박 준비해온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다문화 결혼이민자들은 그동안 한국생활을 통해 배운 글과, 노래 그리고 본인들이 태어난 나라의 의상을 입고 그곳에서 즐겨 부르던 노래와 무용 등을 선보였다.

광주중앙고 풍물패의 사물놀이와 서인혜의 한국무용이 축하공연으로 이어졌으며, 이들의 축하공연을 지켜본 많은 결혼이민자 가족들은 함께 그 모습을 따라 하기도 하였다. 이외 결혼이민자들은 그동안 준비해 온 중국노래, 필리핀 무용, 태국 무용, 우즈베키스탄무용, 필리핀 노래 뿐만 아니라 필리핀 출신 에벤젤리 지메네스는 태진아의 ‘동반자’를 멋지게 불렀으며, 결혼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지희와 예진이가 멋진 어린이 스포츠 댄스를 선보여 많은 이들에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필리핀 출신 신마리는 편지를 통해 지난 7년 동안 한국생활에 적응하면서 힘들고 도망치고 싶었던 많은 시간들이 있었음을 고백하며 한국생활의 힘겨운을 토로하기도 했다.

▲ 한국온 지 7년차 필리핀 출신 신마리가 편지를 읽고 있다

치매로 누워있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신마리는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음식도 맞지 않고, 시어머니와 남편과 언어가 달라 갈등도 많았습니다. 왜 이곳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는지 제 자신이 너무 싫어 도망도 치고 싶었는데... 그때마다 자식들과 부모님 생각에 마음을 다시 잡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만난 분이 소장님(김영화 소장)이셨고, 힘들고 지칠때마다 힘이 되어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마리는 또 “저도 이제 어엿한 학부영이 된답니다. 우리아이들 학교에도 가고 유치원도 가게 되었으니, 더욱 열심히 한국말을 배워서 아이들 학교공부도 봐줄 거예요”라며 환하게 웃는 신마리. 그녀가 ‘행복은 내가 만들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고 고백한 것처럼 남은 그녀의 생활이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는 격려의 갈채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발표회에 참여한 결혼이민자 가족과 광주시가정폭력상담소 열린상담의 집을 이끌어가 가는 운영위원들이 함께 ‘사랑으로’ ‘고향의 봄’을 부르며, 발표회를 마무리 했으며, 결혼이민자들이 그동안 한국에서 배운 음식과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갖는 등 처음 실시하는 '다문화 사랑방 발표회'는 어설푸지만 사랑과 웃음이 알알이 영글어 가는  가슴이 따뜻한 시간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