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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upil
시수필산문여행기

ㆍ작성자	이어도
ㆍ작성일	2007-03-25 (일) 10:13

ㆍ추천: 0

ㆍIP: 211.xxx.50

[가족여행기5] 부석사에서..
[가족여행기5] 부석사에서..

간신히 물어물어 봉화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오후 6시쯤 봉화읍(시인가?)을 통과하니 슬슬 날은 저물고 들판에 노을이 물든다. 에어컨을 끄고 창을 열자 조금 선선해진 바람이 마구 내 얼굴을 비비대며 밀려 들어 온다. 거름 냄새,나무 타는 냄새도 간혹 끼어 들고. 이 시간이 참 좋다.산새도,사람도 집으로 돌아 가는 시간. 따뜻함과 휴식이 보장되는 시간. 하루를 마무리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 다시 똑같은 일상이 되풀이 된다 하더라도 [마침]은 사람을 감미롭게 하나보다..

앗! 가다보니 [오전온천탕]이란 나무색 간판이 보인다.(참고:도로표지판에서 나무색배경에 흰 글씨는 관광지/유명지안내임) 이건 인터넷에서도 못 찾은 것인데..가 보자.. 부석사 가는 길을 빠져서 온천탕으로 달린다.댐 공사중인 곳을 지나 도착.. 오늘은 여기서 온천이나 하며 푹 쉬자는 마음에 슬슬 숙박지를 찾으니 이게 웬일? 아무리 봐도 호텔은 커녕 모텔도 없다.. 무슨 온천이 이래..겨우 민박이라고 쓴 델 가서 물어보니..아이구 맙소사.. [오전온천]이 아니라[오전약수탕]이란다..우이 씨!!!. 햐..표지판 세 개를 지나오며 그걸 못 봤단 말이지? 처음 보았을 때 잘못 본 것이 그 뒤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바보..밥통..그래서 사람들은 선입견의 오류에 쉬이 빠지나 보다..

에라 할수없다.. 물이나 한 바가지 마시고 가자. 껄껄.. 그래도 덕분에 약수도 마셔보고..뭐..실수도 그리 나쁘지 않네.. 하지만 나 자신에 화가 나는 건 사실이다. 차를 돌려 부석사 아랫동네로 향했다. 웬만하면 이른 아침의 산사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을에 도착하니 저녁 8시..변변한 모텔도 없다..전형적인 시골 마을..할 수 없다. 오늘은 민박을 하라는 운인 모양이다. 식당과 민박을 겸업하는 곳을 찾기위해 택시 기사에게 어느 집이 오래되고 좋으냐고 물으니 가르쳐 준다. 들어가니 고등학생쯤 되는 여학생이 방을 안내해 준다. 그럭저럭 깨끗하다. 밥이 되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안 계셔서 안된단다.. 으이그.. 할수없다. 휴대용 가스렌지를 빌려 라면을 끓여 먹는다..

라면을 먹고 마당에 나가니 한귀퉁이에 토끼랑 닭장이 있다. 우리 아가들이 환장을 하고 달려든다. 바로 옆 개울가에서 풀을 뜯어서 한줌씩 쥐어주고 먹여 보라고 시킨다. 한결이가 간지럽다고 까르르 웃는다. 토끼가 풀을 쥔 손을 간지럽혔나 보다. 바르는 모기약을 발라주고 마당가 평상에 네명이 나란히 드러누워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질 듯하다.. 이럴 때 별자리 이야기나 멋있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아빠의 지식이 그 쪽은 미치지 못하는 관계로 아는 것 몇개만 주워 섬기니 아이들이 지들도 다 아는 이야기란다...쩝.

마침 주인 부부가 들어온다. 인사를 하고 내일 아침 절에 올라가는 길을 물으니 주인 아저씨가 차를 자지고 올라 가랜다. 스님이나 부식차가 올라가는 길이 옆에 있는데 찾기가 힘들어 일반인은 못간단다. 이게 웬떡. 그렇지 않아도 걷기 싫어하는 나인데..그리고 하나 더.. 그리로 가면 입장료를 안 내도 된단다.. 햐아..이러다가 내 머리가 대머리 되는건 아닌가 몰라..히히..

다음날 아침 알람이 울린다. 새벽 5:30이다.. 서둘러 아이들을 깨우고 세수를 한다. 옷을 입고 나서니 아침 공기가 정말 좋다. 잠도 많이 못 잤을텐데 아이들이 투정 부리지도 않는다. 지들도 이렇게 나오니 좋은가 부다. 가르쳐 주신 길로 올라가니 바로 절 코앞이다. 뿌옇게 밝아오는 하늘과 옅은 안개가 흐른다. 아름답다. 그런데..절이 공사중(자기들 용어로 불사중)이다..으이씨.. 대웅전에 가서 절을 하고 인터넷에서 뽑은 자료를 들여다 보며 하나하나 찾아본다.
먼저 절이름을 있게 한 뜬돌(부석)을 찾아간다. 가로세로 7미터쯤되는 넓적한 돌이 다른 돌위에 얹혀져 있다. 옛날 의상대사가 이 자리에 있는 사이비 중들을 몰아내기 위해 산위에서 이 돌을 그 무리들 위로 띄워 쫓아냈다는 돌이다. 지금도 실을 돌과 돌사이로 통과시키면 지나간다고 하는데.. 실이 없다 ^^

다음은 무량수전..그런데 여기서 헷갈린다. 20년전 국사책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외운게 [봉정사 극락전]인지[부석사 무량수전]인지..으이그..둘다 기억이 난다. 에라! 같이 지었다고 하지머..그런데 문이 잠겨있다..앞에서 기념촬영만하고 조사당(의상대사를 모신 곳)으로 가기위해 뒷 산길을 오른다. 길가에 뭐가 있다고 한얼이가 소리친다. 이게 뭘까? 우헥.. 이거 뚜꺼비 아냐? 정말 뚜꺼비같이 생겼네? 그놈 걸음을 걷는데 정말 느릿느릿하다. 좀 징그럽긴하지만..살아있는 교육을 위해 손가락으로 등을 만지며 이이들에게도 아무런 내색없이 "야! 만져봐!" 하고 당당하게 말한다.. 한결인 어림도 없다는 표정으로 손을 뒤로 감추고 한얼이가 용감하게 만진다..역시 남자얘다.

조사당.. 역시

이 글은 한국관광공사 [나의여행기]에 올려진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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