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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upil
시수필산문여행기

ㆍ작성자	이어도
ㆍ작성일	2007-03-25 (일) 10:14

ㆍ추천: 0

ㆍIP: 211.xxx.50

[가족여행기3] 안동 민속박물관
[가족여행기3] 안동 민속박물관

[안동 민속 박물관]
미리 인터넷으로 조사해 둔 다음 여정은 안동 민속 박물관. 안동으로 나오는 길에 가는 길을 안동시청에 전화로 물었다. 친절히 가르쳐 준다. 우리 문화 유적을 찾는 사람이 그만큼 드물어서 친절한걸까? 아님 원래 친절한걸까? 에라.. 기분 좋게 후자라고 해두자. 6월이라해도 햇살은 무척 따갑다. 에어컨을 계속 켜면 아가들이 감기들텐데.. 안동 시내를 통과한다. 가르쳐준 길로 가니 경찰이 통제를 한다. 안동역 앞에서 오늘 무슨 민속 행사가 있단다. 뒷길로 돌아가란다. 쩝. 길도 잘 모르는데.. 물어물어 안동댐 방향으로 간다. 찾았다. 아까 직진했으면 3분만에 올걸 20분을 밀려가며 돌아왔다. 길은 바르게 가야하듯이 인생도 바르게 살아야 하나 보다..

댐 올라가는 길로 쭈욱 가니 물살이 무척 세차게 흐른다. 내려서 잠시 구경. 아마 얼마 전에 온 비로 수문을 열어 둔 모양이다. 지금까지 본 어떤 강물보다 빠르다. 물이...두려운 존재이긴 한가부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떠올리며 대범한 척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타이른다. '아무 것도 아냐 이런 것 쯤은"

안동 민속 박물관. 넓은 주차장이 휑하니 비어있다. 평일에 한 낮이니.. 내려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씩 물고 들어 간다. 등나무 그늘이 시원하다. 매미소리와 한낮의 살랑이는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표를 끊으러 가니 기가 찬다. 어른 550원 아이들 270원에 막내는 공짜란다..허..우리 문화 유적을 보는데 겨우 이 값으로 볼 수 있단 말인지. 볼 것도 없는 절 한귀퉁이 보는데도 2-3000원하는 판에.. 고맙기도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물론 입장료가 그 문화재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웬지 우리 문화 유적이 그런 대접을 받고있는 듯해서 가슴이 아프다.

1층부터 3층까지 순서대로 관람을 한다. 과연 양반 도시답게 유교적 관혼상제 중심으로 진열이 되어 있다. 반갑게도 캠코더 녹화를 허락해 주신다. 뻔뻔스럽게 가방과 카메라까지 보관시키고 아가들에게 하나하나 설명을 한다.
"자 아가들아.. 이걸 봐. 옛날엔 아기를 낳게 되면 이렇게 금줄이란 걸 치게 되는데..남자 금줄은 고추와 숯을, 여자
금줄은 숯만 끼웠단다."
"아빠 금줄이 뭐야?"
"음..금줄이란 다른 사람의 출입을 막는거란다.. 옛날엔 병도 귀신이 옮긴다고 생각했거든.그래서 귀신과 사람이 들어
오지 못하게하는 표시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이 실물과 인형으로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농기구와 옛 가구, 여자용품들도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다. 아는 것까지는 설명해 주겠는데 모르는 것도 많다. 우리 민속에 좀 더 관심을 보여야 겠다. 시원한 실내에서 1시간 가까이 머무니 약간 추울 정도로 시원하다. 관람객이라곤 그동안 우리뿐이다. 이건 뭐..전세를 낸거다. 구경을 마치고 1층 안내대로 와서 음료수 캔하나로 졸고있는 아저씨께 고마움을 표시한다. 음료수를 건네주는 아이들 머리를 웃으며 쓰다듬는다. 그렇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과 웃음이 세상을 이렇게 아름답게 하는가 보다. 그런데 중요한 정보를 주신다. 저 옆에 야외 박물관을 보고 나서 점심은 어디서 먹으라고. 까치 구멍집? 희한한 집이름을 가르쳐 주신다.

야! 햇빛. 거의 여름 날씨다. 모자들을 둘러쓰고 야외박물관으로 간다. 한 500미터를 걸었을 뿐인데도 땀이 쭈욱 난다. 엥? 이건 야외박물관이 아닌디? 난데 없이 [태조왕건 촬영장]이란 간판이 불쑥 앞을 가로막는다. 이거 머야...? 이런 젠장.. 그뒤에 민속 박물관 야외전시장이란 간판이 숨어있다. 쩝. [***촬영장]이라고 해야 사람들이 기를 쓰고 봐서 그런가? 또 푸대접받는 우리 문화유산. 이번엔 화가 치민다.

약간 가파른 길에 옛날 집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전시되 있다. 안동댐 건설당시 수몰 될 것을 그대로 옮겨두었단다. 작은 초가집에서부터 기와집까지 구석구석 구경한다. 온돌과 마루 ,처마의 과학적 이치를 설명하니 아이들이 신기해 한다. 동일한 구조가 여름엔 냉방을 겨울엔 온방을 위한 기능을 한다니 어찌 신기하지 않겠는가. 에어컨과 보일러에 익숙한 아이들이랑 시원한 대청 마루에 올라가 탁트인 강물쪽을 바라보며 땀을 식히니 잠이 스르르 온다. 하지만 식당이 바로 저긴데 예서 쓰러질 수는 없지 않은가? 요즘도 그런 사진을 찍는지 아저씨 한분이 의자를 놓고 기념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곳이 있다. 괜히 그 분께 미안하다.. 웬만함 전업하시지..

강을 건너 조금 시내쪽으로 내려오니 정말 그런 희안한 이름의 집이 있다. [까치구멍집] 허어참.. 헛제사밥과 탕평채를 시키고 양해를 구해 캠코더 충전을 했다. 이런이런..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막내가 쓰러져 잔다. 아침 일찍부터 땡볕아래 설치고 다녔으니.. 잠시 자게 두고 세명이서 밥을 먹었다. [헛 제삿밥]. 옛날 제사를 지내고 이웃에 돌려 먹던 상

* 이 글은 한국관광공사 [나의여행기]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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