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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upil
시수필산문여행기

ㆍ작성자	산수유
ㆍ작성일	2007-04-22 (일) 08:52

ㆍ추천: 0

ㆍIP: 59.xxx.151

마음에 종교하나 두지 못한 까닭은..
마음에 종교하나 두지 못한 까닭은..

[번 호] 2228 / 4739 [등록일] 1998년 06월 12일 00:16
[등록자] 산수유 [이 름] 산수유 [조 회] 65 건
[제 목] [산수유]- 마음에 종교하나 두지 못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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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님이 탁발을하던중 금세공을 하는집에 들립니다.
집 주인은 스님이 오시자 시주를 하기위해 부엌으로 들어갑니다.
그때 마당에 있던 거위가 집주인이 만들던 금구슬을 삼켜버립니다.
부엌에서 나온 집주인은 스님을 의심하고는 구슬을 내놓으라 악을씁니다.
스님은 금구슬을 보지 못했노라고 말씀을 하시고.. 결국 집주인은 시주를
하려던 처음의 마음은 어디로갔는지 스님의 멱살을 잡고 행패를 부립니다.

점점 이성을 잃은 집주인은 스님에게 몽둥이질까지 하게되고..마침내는 -
분을 참지못한채 마당을 거닐던 거위마저 몽둥이로 내리쳐 죽이게됩니다.
몽둥이질을 당하면서도 끝내 참으시던 스님께서는 금 구슬을 거위가 먹었
노라고 집주인에게 알려줍니다.죽은 거위의 배를 갈라본 집주인은 자신의
불같았던 행동을 크게 후회하고 스님께는 왜 일찍 말씀을 아니하셨느냐고
묻습니다.

스님은 말씀하십니다. "거위는 아침마다 똥을싸니 구슬은 내일
아침이면 찾을수있었을텐데 거위가 삼킨것을 알려주었으면 당신은 당장에
거위를 죽이지 않았겠느냐.. 그래서 차마 말을하지 못했던것을 그럼에도
당신의 불같은 성정탓에 불쌍한 거위는 죽고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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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타고난 성정이 바르고 온유함과는 거리가 먼사람 인지라 -
지금껏을 살아오면서도 마음속에는 종교하나를 두지 못하고있다.
따라서 마음이 어지러울때나 혼란함이 찾아들때면 책을 펼치곤 하는데...
언제부터인가는 서점엘 들리면 종교와는 무관하게 스님들의 글을 찾는다.

청담스님의 수상록을 대하면..
편협하기만한 좁은 심성에 온유함을 담을수있음이좋고..
법정스님의 수필집을 대하면 산사의 은은한 풍경소리를 접할수있음이좋다.
위의 이야기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현문스님의 법문집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지난 8일 경기도 안산의 한 유원지.
다른 남자와의 불륜관계를 폭로하겠다며 아내의 친구를 협박..
1천만원을 뜯으려던 모씨가 마침내는 자신의 불같은 성정을 이기지 못하고 -
출동한 경관마저 칼로찔러 숨지게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안타까운 마음이다.
타인의 약점을 빌미로 금품을 뜯어내려한것도 옳지못한 생각이었으나..
불같은 감정만 다스릴줄 알았어도 살인만큼은 하지않을수 있었을것을..
깊어가는 밤.."참는것"의 값어치를 생각해봅니다.

山茱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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