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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upil
시수필산문여행기

ㆍ작성자	산수유
ㆍ작성일	2009-06-07 (일) 08:17

ㆍ추천: 0

ㆍIP: 211.xxx.124

백설 - 서정은 고사하고..
백설의 서정은 고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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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 서정은 고사하고..

[번 호] 1374 / 4739 [등록일] 1998년 02월 10일 07:10
[등록자] NURSLING [이 름] 산수유 [조 회] 66 건
[제 목] [산수유]- 백설의 서정은 고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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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흰눈이 많이도.. 많이도 내렸다.

따라서..
찌푸린 하늘과 가라앉은 도시 이야기는 쓸데없는 생각이었나보다.
그저 흰눈 오기전의 흐린 하늘이었을뿐인것을.. 장난치고 싶은맘.

새벽.
아이들도 잠들어있고..
아직은 고요함이 남아있는 시간.
베란다로 나가 황색 가로등불 밝혀진 은빛 세상을 내려본다.

어제의 폭설로 귀가전쟁을 치룬뒤..
밤을 쉬고있는 자동차들의 모습이 처연(凄然) 하기까지하다.

정말이지 어제의 눈은 많이도 내렸다.
오늘 아침에는 기상대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겠다.
"작은 눈"을 예보했다가 "폭설"을 맞았으니 그 기분이 오죽할까..
잘되면 "내탓"은 모르겠지만, 잘못되면 "네탓"인 언론들 눈치좀 볼듯하고..

도시의 삶. 그것이 주는 무미함 가운데에는..
백설이 아무리 곱다고는 하지만 콘크리트더미에 쌓인 눈(雪)으로는 -
가뜩이나 표현력 부족한이의 알량한 서정이나마 담아낼수 없음도 하나일게다.

어줍잖은 서정(抒情)은 고사하고..
잠시뒤에 이어질 출근길들이 걱정이고, 아이들 등교길 걱정부터 해야할 판...

오늘은 퇴근길을 서둘러..
어느덧 하루하루 길어지고있는 해 넘어가기전의 공원을 찾아야겠다.

겨울나무 가지에 핀 눈꽃.. 산 비둘기 집에 쌓인 백설..
그나마 그곳에는 발자욱 남지않은.. 바퀴자욱도 지나지않은.. 處女雪이있다.

1998.2.10.

山茱萸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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