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버스 안내양에게
8번 버스 안내양에게.
[번 호] 3105 / 4739 [등록일] 1998년 09월 25일 22:00
[등록자] 산수유 [이 름] 산수유 [조 회] 50 건
[제 목] [산수유]- < 8번 버스 안내양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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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쌍문동 종점서 바라본 운수건물 내의 환경은 너무나도 청결했었지요.
생활반 만큼이나 깨끗한 뜰안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제복,제모에 가슴의
리본 - [친절] - 은 따스했습니다.
[중략].. 버스는 쉬지않고 달리지만 - 내일이 있습니다.
즐거운 마음뒤에는 미소가 뒤따릅니다. 버스는 도시 교통체증으로 돌처럼 움
직이지 않아도..우리들의 가슴은 바삭바삭 타들어가도.. 우리에겐 보다 맑은
내일이 있습니다. 명랑한 거리질서의 맑은 미래가 있습니다. 소녀야 -.
어린 고교생 동생을위해 매월 허리띨 동여매고 적금을 하는 그 아름다운 마음
이 있는한 우리의 버스안은 훈훈한 입김, 자잘한 미소로 차고 넘칠겝니다.
그날 쌍문동 종점에서 8번 버스를 타고 수유리를 떠날때 소녀야 -.
멀리서 손짓하는 산봉우리들의 깃발을 향해 소녀야 -.새해에는 푸른꿈을 보다
높고 길게 펼치기를 조용히 빌었습니다. 李 相和. 1976. [어느 小女].
詩 [가을에는..], 詩集 [늪의 寓話]를 남기신 詩人 李 相和님.
우연히 님의 작품집을 열었다가 위의 글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어느 小女] - <8번 버스 안내양에게> 라는 부제가 달려있었습니다.
1976년에 어느 계간지에 실린 편지 형식의 글.......
1976년. 햇수로는 벌써 스물하고도 두해가 넘은 시절..
고인이되신 이상화님께서 격려를 남긴 소녀는 중년의 여인이 되었겠지요.
우리사회의 어딘가에 훌륭한 아내,훌륭한 어머니로 존재하리라 믿어집니다.
더듬어 봄에..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서 까마득히 잊고 지내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까까머리에 상도동에서 남영동까지 버스로 등,하교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주말로 가는 시간.
투박한 머그잔에 녹차한잔 듬뿍우려 그 시절을 돌아보고픈 가을밤입니다.
깊은 밤..
편안한 잠자리들 되시길....
山茱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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